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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상세내용
제목 정성스러운 답변 정말 감사 드립니다.
민원분야 어린이대공원 작성자 이OO
답변관련 해당없음 공개(Y/N)
내용 안녕하세요.
며칠 전 '어린이대공원의 한 나무 이름을 알고 싶다'는 문의글을 작성한 이OO이라고 합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의를 드렸던 건데
부족한 글과 사진만으로도 빠르게, 무엇보다 정성껏 답변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합니다.

그 나무 아래에서, 옆에서, 반대 편에서
그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았습니다.

아침에 길을 나설 때 보면 그 나무 주변으로 은은하게 햇살이 비쳐서
하루의 귀한 힘을 나눠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자리 아래에서 담배를 태우시는 분들이 많은 건지,
꽁초가 곳곳에 보일 때면 제가 직접 주워다 버리기도 했어요.
(직원 분들께 이 부분을 불만 사항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 전혀 아니라
제가 그만큼 이 나무의 면면을 소중히 여겼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해 지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오늘 하루 나도 너(나무)도 고생했다고 말하며
너(나무)는 오늘 하루 오가는 사람들 많이 봤는지 어땠는지 속으로 묻기도 했어요.
아침에 나눠 받은 그 힘을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던 건 모두 그 나무 덕분입니다.
(이상하게 들리실까봐 걱정입니다. ^^;)

그 나무에서 여린 새 잎들이 돋는 걸 인지한 게 작년 봄이었어요.
그 뒤로 그 나무의 여름, 가을, 겨울까지도 소중히 바라보게 됐습니다.

올해 겨울 끝자락을 넘어서자마자 그 나무에 다시 어린 잎들이 돋았고 참 경이로웠어요.
지난 한 해 무사히 잘 지나오고 이렇게 다시 '시작'을 알아채고 있구나, 하면서요.
답변에 달아주신 것처럼 3월 말~4월 초에는 하얀 꽃이 우수수 피었고
아침의 고운 바람에 그 꽃이 눈처럼 날린 적이 있었어요.
그 아래에 서 있던 순간을 아직도 있지 못합니다.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작은 잎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더니
여름의 기세가 완연한 지금은 가지가 행여 무겁지 않을까 싶을 만큼 잎이 주렁주렁 우거지네요.
그 아래에 서 있으면 어딘가 시원하면서도 포근하게 감싸 안기는 듯도 합니다.

한 나무의 하루와 한 나무의 계절이 곧
저의 하루와 저의 계절이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이토록 귀한 존재도 어린이대공원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어린이대공원이 지금처럼 그리고 지금보다 멋진 공간이 되도록
애써 주시는 서울시설공단 직원 분들이 없으셨다면 저에게 와닿지 못했을 겁니다.

이 동네에 사는 동안 어린이대공원 산책을 자주 했습니다.
갈 때마다 눈살 찌푸려지는 곳 하나 없이 관리된 모습을 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 주시는 분들을 향한 감사함을 크게 느꼈습니다. 정말입니다. ^^

평일에는 근처에 사는 분들의 일상을 든든히 지켜주는 산책의 장소로,
휴일에는 많은 어린이와 그 가족들의 추억을 키워주는 장소로 어린이대공원만한 곳이 또 있을까요.

저는 8월에 유학 차 해외로 나가게 됐습니다.
그 사실이 확정됐을 때 믿기지 않으실 수 있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이
이 동네와 어린이대공원을 떠나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 가면 더 광활한, 그 나름의 매력이 또 있는 자연을 보게 되겠지만
그곳에서도 저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제가 보낸 고요하고 충만한 시간 그리고
그 나무와 보낸 따뜻하면서도 조금은 애틋한 그 시간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이 더 오래, 많은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어린이대공원이 그렇게 남을 수 있으려면
그곳을 관리하는 분들이 일련의 어려움으로부터 보호 받으실 수 있어야 하고
보람을 느끼며 일하실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원을 즐기는 시민은 물론,
일하시는 분들도 함께 행복한 어린이대공원이기를
어린이대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응원하겠습니다.

날이 습하고 덥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OO 드림.
게시글 내용
제목 [RE]정성스러운 답변 정말 감사 드립니다.
처리부서 서울어린이대공원 처리담당자 박미선
첨부파일 처리일자 2021.07.05
내용 시민님 안녕하십니까?
너무도 과분한 칭찬의 글에 어린이대공원장으로서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단순한 문의임에도 한그루 나무에 대한 시민님의 애정과 사랑을 듬뿍 담아 위치와 사진까지 상세히 올려주시고 간절함이 묻어있기에 먼저 문자로 나무의 이름과 특성까지 곧바로 보내드렸었지요?
나무 한그루의 하루와 사계절이 마치 시민님의 하루가 되고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가을?겨울이 되었다는 글에서는 가슴 뭉클한 감동도 받았습니다
공원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도 감사와 위로를 받고 소중하게 여겨주시고 더불어 우리 공원에 대한 애정과 응원의 메시지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시민님의 공원에 대한 애정 어린 글은 공원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과 공유하여 시민님과 같은 마음으로 공원의 나무와 시설물을 대하고 애정으로 더욱 힘써서 일하고 가꾸어 이용시민의 힐링공원으로 거듭나도록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또한, 시민님의 새로운 출발을 저희들도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기타 문의사항은 02-450-9312로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친절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5일
서울어린이대공원장 오정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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