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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들의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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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중인촌의 의관 사진, 장통교, 수표교 어름은 중촌(中村)이라고 하여 중인(中人)들이 거주하였다. 조선시대 중인이란 경아전(京衙前)·역관(譯官)·의관(醫官)·천문학관(天文學官)·화원(畵員)·사자관(寫字官) 등 기술직 관료들로 요즈음으로 말하면 외교관, 의사, 천문학자, 화가 등 전문직업인이었다.
예전 중인촌의 의관 사진

장통교, 수표교 어름은 중촌(中村)이라고 하여 중인(中人)들이 거주하였다. 조선시대 중인이란 경아전(京衙前)·역관(譯官)·의관(醫官)·천문학관(天文學官)·화원(畵員)·사자관(寫字官) 등 기술직 관료들로 요즈음으로 말하면 외교관, 의사, 천문학자, 화가 등 전문직업인이었다.

중인들 중에서도 청계천 주변 중촌에는 특히 역관(譯官)과 의관(醫官)이 많이 살고 있었다. 역관은 승문원(承文院)이나 사역원(司譯院)에 소속되어 중국, 왜, 여진 등과의 외교에서 외교문서의 작성, 통역을 담당하는 실무담당자로서 외교관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였다. 역관들은 중국 사행을 통하여 무역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였다.

따라서 역관출신 중에는 거부가 많았다. 한 예로 조선 숙종 때 역관 변승업(卞承業)의 경우 역관 무역을 통해서 축척한 부를 바탕으로 고리대금업을 했는데, 대출총액이 50여만 냥이나 되었다고 한다. 변승업은 다방골(茶房洞)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는 한때 '다방골 변부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고 한다.

의관은 내의원, 전의감, 혜민서 등에 소속되어 병자의 치료와 의약의 제조를 담당하였다. 특히 내의원 이나 전의감에 소속되어 임금을 비롯한 왕족, 고급관료를 치료하는 의관의 경우 지위가 상당히 높았다. 의관들은 의료서비스와 도성 내 약재 판매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편이었다. 지금의 을지로 입구인 구리개〔銅峴〕에는 약재를 판매하는 약종상이 밀집해 있었다. 지방에서 도성으로 들어오는 약재는 반드시 구리개에서 매매되었는데, 이 일대의 약재의 독점적 판매권을 가진 것이 바로 의관들이었다.

고서의 청계천 지도이미지

관이나 의관들 중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은 물론 학문적인 교양을 바탕으로 양반들과 직접 교유하기도 하였으며, 근대화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역관 오경석(吳慶錫)과 의원 유홍기(劉鴻基, 大致)가 대표적인 예로 이들은 김옥균, 유길준 등 북촌의 양반자제들을 불러 서구의 선진 문물을 소개하고 문호개방의 필요성을 교육하는 등 개화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효경교(지금의 청계 4가 아세아전자상가(구 아세아 극장)) 아래 도성 동남쪽과 왕십리 일대는 '아래대', '하촌(下村)' 이라고 하였는데, 이곳에는 군교(軍校)라고 하는 하급 군인들이 많이 거주하였다.

이곳에는 훈련원, 금위영, 어영청, 총융청 등 치안과 수도방위를 담당하고 있는 군영(軍營)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었다.
군인들은 대부분 이곳에 속된 직업군인들로 아래대에 하급군인들이 많이 거주하게 된 것 역시 주변의 지리적인 여건과 무관하지 않았다.

조선후기 하급 군인들은 직업군인으로 일정한 급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후기 만성적인 재정부족으로 군인들에게 급료를 지급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따라서 조정에서는 이들에게 상업과 수공업을 허락하였는데, 군인들은 이곳에서 채소를 재배하였다. 이것은 일종의 근교농업으로서 자가 소비의 목적이 아닌 도성 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채소를 판매하기 위한 상업적 영농이었다. 훈련원 근처는 배추의 지배지로 유명하여 여기서 나는 배추는 '훈련원 배추'란 이름으로 불리었다. 또한 성밖의 왕십리는 무와 미나리의 재배지로 유명하여 '왕십리 미나리장수'란 말도 생겨났다. 하급군인들의 수공업 역시 활발하였는데, 특히 훈련도감 소속 공장의 일부는 근무 이외의 시간에 각종 수공업제품을 제작 판매하여 수공업과 상업으로 진출하였다.
청계천 사람들은 상류 양반사대부 계층이 아닌 시전상인, 역관, 의관과 같은 기술직 관료, 하급군인과 기생, 거지와 같은 조선시대 신분구조 상 기층을 이루는 중하층 사람들로서, 이들은 청계천뿐만 아니라 서울의 기층문화를 만들고 이끌어 가는 주인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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