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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할머니, 자꾸 할머니 생각이 난다
작성자 송**
등록일 2015.10.05
10월4일 어제는 할머니 생일이었고 좀있으면 할머니가 떠난지 일년이 되네
날이 쌀쌀해지니까 자꾸 작년 이맘때 할머니 입원부터 갑작스러운 사망통보들었을때까지의 시간들이 겹쳐져 떠올라
작년의 오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3주전 나란 년은 뭘하고 있었던건지
뭘 하느라 할머니한테도 소홀해져서 가끔씩 타국에서 안부전했던 전화한통도 하려는 생각을 안했던건지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죄책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나날이야

할머니는 있는 그대로의 못생긴 나를 이쁘다고 해주던 유일한 사람이었고
늘 돈없다 돈없다 하면서도 병원 통원치료갔다 오는길 아빠랑 내 간식사다주면서 자기 몫은 안 사고 우리 먹을 것만 사오고
내가 할머니랑 싸우고 엄마랑 살겠다고 1년, 또 그후에 성인이 되어서 3개월 가출 아닌 가출을 하다 돈이 다 떨어져서 사과한마디 안하고 집에 돌아왔을때에도 언제 집나갔었냐는듯 받아줬었고
늘 할머니랑 티격태격했었는데 그래서 할머니는 나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나랑 같이 살고 싶지않다고 종종 말했었는데 사과하나 안하는 못난 손녀딸한테 늘 먼저 화해의 손길을 건네는 건 할머니였지
싸우고 냉전상태가 길어지고 내가 미안하다고도 안하고 뾰루퉁하게 있으면
"요년, 이거 좋아하지?"하면서 김치말이국수해서 나부터 챙겨주고, 당신이 좋아했던 곶감이나 홍시도 얼려놨다 할머니는 덜 먹더라도 아귀같이 먹는 나한테 내어줬었잖아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이 또 어디있을까싶어
엄마아빠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할머니가 나에게 해줬던 것들은 그 초월을 넘었던 내리사랑이었던것같아
정말이지.. 친엄마아빠도 그렇게는 안해줬어

이렇게 나를 전지적으로 물심양면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내 생애 더 이상 없겠지

할머니, 할머니는 나한테 이렇게나 말로 다 못할많큼의 많은 것을 줬는데 나는 뭐 하나 할머니한테 해준 게 없어서 참 슬프다
왜 그랬을까 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말그대로 잉여인간이었던 장수생시절, 막말로 그 때 당장 어디 취직이라도 해서 정기적으로 생활비라도 벌어다 줬으면 할머니가 그렇게 말년에 돈에 피말리는 삶을 보내다 돌아가시지는 않았을텐데

장례식장까지 빚받으러 와서 깽판치던 꼴도 안봤을거고, 할머니 돌아가시기 한달 전에 할머니가 생전 얘기 안하던 보약지어먹고싶다고 하길래 내가 출국하기전에 보약하는데 보태라고 푼돈 쥐어줬었잖아
푼 돈 보탤게 아니라 내가 어디 취직해있었더라면 할머니 돌아가시기전에 보약도 해잡숫게하고 보내드렸을텐데
좋아하는 음식 물어보면 자기는 좋아하는 음식 없다 했었는데 나랑 마지막으로 같이 보냈던 겨울쯤에 할머니가 게요리 먹고싶어했었는데
한번 같이 거하게 외식이나 해보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가게만 알아보고 결국 못 사줬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냥 계속 공장다닐걸, 다녀서 할머니 돈으로 스트레스라도 안받게할걸, 뭣 하러 유학가겠다고 설쳐서 가계부담은 할머니한테 다 지우고 공부했나몰라
나 진짜 이기적이지
누군가의 피를 말리면서 내 욕심 다 채우는거.
근데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있네
내가 책임을 회피하는 만큼 고스란히 다른 가족이 피해보는 걸 알았는데도 계속 하고있어

할머니, 나 그래서 작년부터 계속 학교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할머니같았으면 이럴 때 뭐라고 했었을까.
할머니는 내 유학을 유일하게 지지해 준 사람이잖아
근데 그렇게 괴로우면 하지말라고, 이제라도 다른 길 찾아보면 되지않느냐고 그렇게 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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