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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요즘 날씨가 정말 더워
작성자 이**
등록일 2019.08.05
요즘 무척 덥지? 나는 얼마전에 파주에 있는 너한테 다녀왔어. 저번에 왔을때랑 변한 게 없더라 모두 그대로였어. 나 안 울었어 눈물 한방울도 흘리지 않았어. 너한테 행복하게 잘 지낸다고 하고 왔어. 친구들도 다들 잘 지낸다고, 그러니 걱정 말라고 하고 왔어.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이상하게 너한테 갔을땐 그 많던 할말을 다 잊어 버렸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 채 하염없이 네 앞에 서 있었어.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가 않더라. 너무 늦어서 미안해.
그리고 나 친구들이랑 놀러 갔다가 어제 한국으로 돌아왔어. 놀러 가서 바다도 많이 봤어. 바다를 보면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릴까 했는데 아니었어. 예쁜 것을 보니까 너랑 오고 싶었고 맛있는 걸 먹으니까 한동안 멍 때리면서 너랑 먹고 싶더라. 그냥 네가 좀 많이 보고 싶더라.
그러고 보니 나 요즘 안 울어 잘 안 울어. 엄청 바쁘게 살아. 힘든 게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바쁘게 지내고 있어. 슬퍼할 틈도 없이, 그 와중에도 네 생각은 그렇게 바쁜 틈을 비집고 들어오더라. 괜찮았어 별로 아프지 않았어. 웃으려고 노력했어. 그럴때마다 우는 거 안 하려고 노력했어. 눈물 꾹 참고 웃었어. 너랑 보냈던 행복한 시간만 떠올리면서. 그래서인지 난 항상 밝아 보인다더라. 너도 내가 그렇게 밝아 보여? 너한테는 정말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다. 사람들 앞에서 울면 다들 이상하게 볼 거니까. 그래서 더 참게 되는 거 같아.
너에게 나의 마지막 모습을 그렇게 남겨서 미안해. 마지막까지 내가 너무 힘들어서 또 그러면 어쩌나 하며 걱정하고 갔을 게 너무 뻔해서, 마지막까지 너를 걱정하게 했어. 사실 그땐 잘 몰랐는데 이제 생각해보니까 정말 마음이 아파. 너무 어렸던 나는 남을 생각할 줄 몰랐어. 진짜 바보 같지. 같은 실수 하지 않을 거야. 네가 힘들었던 만큼 분명 내가 아플테고.
이렇게 못 되고 도움되지 않는 친구였지만 그래도 나 기억해줘. 염치 없지만 나 같은애라도 괜찮다면 가끔씩 내 생각 좀 해줘. 그리워하는 건 내가 할테니 넌 가끔씩 나와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지어줘. 내가 미안하지 않게. 내가 너를 떠올릴때 너처럼 미소 지을 수 있도록.
많이 보고 싶고 많이 그리워. 미안하고 고마운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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