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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할머니 나야
작성자 송**
등록일 2014.12.27
할머니, 할머니가 떠난지 벌써 두 달이 지났어
할머니가 없는 우리집은 상상도 못 했었고, 당시엔 그런 상상 할 수 있더라도 하고싶지않았으니까
할머니가 천년만년 살아계시리라는 현실부정이었었겠지
할머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나는 이렇게 학교를 다니고 알바를 다니고 마치 할머니가 언제 돌아가셨냐는듯이 살고있어
할머니없는 내 인생이 그려지지가 않았었는데 정작 그 상황이 닥치니 이렇게 너무나도 멀쩡히 생활이 된다는 게 너무 죄스러워
할머니, 여기도 외국이긴 외국이랍시고 할머니와의 추억에 잠기고 싶어도 그런 환경이 못 되네
얼른 돌아가고싶어 우리집으로
할머니랑 밤낮없이 붙어있던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도
이제 그 곳에도 할머니는 없지만 할머니가 남겨놓은 그 보금자리라면 그래도 비록 곁에 없어도 곁에 있는 것 같고 그럴텐데
할머니, 내가 뭐 하자고 일본에 와서 할머니 병원에도 못 가보고 혼자서 외롭게 떠나게 만들었을까
할머니 목소리라도 듣고싶은데, 할머니 돌아가시기 한 달 전쯤부터는 집에 전화를 걸어도 할머니한텐 잘 안들리니까 아빠가 대신 전해주라면서 할머니 바꿔달라고도 안하고 그랬던 게 너무 한이 맺힌다.
그 돌아가시기 한 달 전의 전화가 마지막 전화통화가 될 줄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할머니, 할머니 돌아가시고 바로 홍시철이었는데 좀 더 계셔서 좋아하던 홍시도 잡숫고 가셨으면 좋았으련만
할머니, 할머니랑 같이 웃고 떠들던 그 때 참 좋았는데
직장그만두고 대학가겠다면서 작년,재작년 집에서 2년을 놀고먹던 그 때는 난 참 그게 싫고, 내가 벌레같이 생각되는 나날들이었는데 지금보면 그 때가 내 삶의 가장 행복한 2년이었더라
그 덕에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두 달 반 함께할 수 있었고, 아침에 눈 뜨면 할머니가 해준 아침먹으면서 같이 kbs아침드라마 보다가 또 널부러져서 다시 자고, 점심 경 지나서 할머니가 병원다녀오는 길에 간식사가지고 오는 날이면 신나게 먹다가 뒹굴거리고
할머니 보내고 나서 나는 여기와서 계속 울고 일어나서 학교가고 알바가고 다시 방에 돌아와서 울고의 반복이야
어쩔 수 없이 평소처럼 살아가지만 하나도 부질없어 모든 게
내 유학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던 사람은 할머니밖에 없었는데 할머니가 그렇게 떠나고나니 이제 내 편 들어줄 사람이 누가 있겠어
할머니, 앞으로 난 어떡하면 좋을까
앞으로 어떻게해야 하는걸까
이걸 여러번 생각해봤는데 대답해 줄 사람이 없어 이제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1학년마치고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는 중이야
할머니가 계셨을 땐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귀국해서 집에 돌아가면 만날 수 있으니까 그 생각으로 버텨왔는데 이젠 귀국한다 한들 할머니도 안 계시고, 이 타향살이를 버틸 힘이 사라져버렸어
할머니한테 이 얘길했으면 할머니는 뭐라고 그랬을까?
"왜? 힘들어?"하면서 이유를 묻고는 그래 네가 그러고 싶으면 너 하고싶은대로 해라고 했겠지
돌아가서 아르바이트 말고 고졸로 입사할 수 있는 곳 찾아서 월급받으면 할머니한테 생활비도 주고 그럼 할머니도 좀 숨통이 트였었을 건데
할머니랑 아빠랑 나랑 셋이 살면서 가장이 없는 우리집에서 내가 이렇게 유학가겠다고 학교다니겠다고 생떼쓰고 그러면 안 �獰駭彭풩�
그 바람에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생활고에 시달려야했는데
내 욕심에는 다른 사람들의 희생이 따를수밖에 없는 걸 알고있으면서도 감행해버렸어
미안해 할머니
살아계실 때 말 한마디 따뜻하게 못 하고 뭐 하나 시키면 말도 지지리도 안 듣고 입만 살아서 잔소리만 늘어놓고 할머니랑 맞먹을 줄만 알고 말대답하나 안 져서 할머니 울게 만들고
그런데도 할머니는 "얘 여우야 이거먹을텐?"하면서 늘 먼저 굽혀줬었는데
나 진짜 그 때 왜 그랬을까 할머니
할머니,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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