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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설희야 잘 지내지
작성자 구**
등록일 2021.09.02
설희야 분명히 너를 보내주려고 잘 보내주려고 마음 먹었는데 잘 안되네
너무 늦어서 미안해
도저히 너를 보낼 수가 없어서.. 겁이 나서...물어볼 수가 없더라
이제야 너가 어떻게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 왜 그렇게 갔는지 들었어
내가 모르면 니가 꼭 아직 있을 것 같아서 ....아직 있었으면 좋겠어서 못 물어보다가 이제는 정말 정말 보내줘야지 하고 알아봤거든..ㅎ 이제 내 미련이 너를 붙잡지 않았으면 해서 알아봤는데 ....막상 니가 있는 곳에 오니깐 아직 준비가 안됐나 보다
왜 꽃같은 너가 가야하는지 모르겠다..
인스타를 보면..진짜 너가 가버린게 와닿아서..메세지만 그렇게 보냈었는데 후회돼
진작에 물어보고 진작와서 여기에 편지쓸걸
왜관 어디를 걸어도 생각나
이부자리 간판만 봐도 설희 여기서 이불 샀다던데 싶고
성당을 지나가면 마당에서 의자하나로 애들이랑 뛰어놀던 니가 생각나
오늘 윤이 머리묶다가도 방설희 이 머리 잘 어울렸는데 생각나고
어느것 하나 아직 희미한 기억이 없는데 니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미안해 진짜 이제는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려고 왔는데..또 이런다 또
설희야 너의 마지막을 못 봐서 그런걸까?..봤더라면 널 보낼 수 있었을까?..
다희 옆으로 올 줄 알았는데....왜 이렇게 먼 곳에 있어 기다렸는데.....
얼마전에 너랑 센터다니다가 샀던 우산을 잃어버렸어
너무 마음에 들던 우산이라서 속상했는데...너까지 가버리고 나니깐 더 속상하다
너랑 샀던 물건들이 이제 더 소중해져서 버리질 못했겠어ㅎ
10년이나 된 옷인데..버려야하는데 ........정리하다가 하나씩 나오면 버릴 수 있을까
장화도..버려야하는데 ......너랑 장화로 깔깔거리면서 놀리고 웃었던 기억이 나서 버릴 수 있을까
윤이 태어났을 때 니가 사줬던 인형을 윤이가 참 좋아해
이름도 지어줬거든 ㅎㅎ 윤이 세례명으로 ㅎ
그래서 나도 지후한테 인형 사줘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산하고 힘들겠지 한번 연락하면 한시간은 기본인 우리니깐 몇일만 더 쉬게 하고 전화해야지 했던 내가 너무 후회돼
니 목소리를 다시 못 들을 줄 알았으면....너를 다시 못 볼 줄 알았으면.......
설희야 나는 한번도 내 남은 삶에 너가 없다는 생각을 안해봤어
당연히 죽을 때 까지 내가 힘든일도 부탁할 수 있고 니 부탁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특별한 존재였어
근데 이렇게 이르게 헤어질지....이렇게 한순간에 헤어질지 몰랐어
보고싶다 설희야 이제는 평안한거지?이제는 안아픈거지?
이 세상 복잡한거 다 잊고 거기서 편안했으면 하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싶다 설희야
이 편지가 너한테 갈리없다는 걸 아는데....또 한편으로는 니가 있는 곳이니깐 ..혹시나 니가 볼 수 있지 않을까.....말도 안되는데 혹시라도 편지가 많아서 못 보고 지나치면 어쩌나 우리 방설희가 알아볼 수 있는 제목으로 써야하나 별 별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어
내가 이러고 있음..니가 어떤 반응일지 머리속에 그려져서 웃음도 나오고........ㅎ
이 언니 또 말도 안되는 생각하고 있네 하겠지ㅎ 어휴하면서 두 팔 걷고 나서려고 하겠지 ㅎ
보고싶다 설희야 너무 보고싶다 너랑 지냈던 모든 시간을 나 혼자 추억해야한다는게 믿고싶지 않네
설희야 설희야 설희야 백번 천번을 불르면 나아질까 보고싶다 설희야
나중에 또 편지 쓰러 올께 ㅎ
그리고 ..우리 방설희 있는 곳 언니가 꼭 갈게..우리 설희보러 ㅎ
설희야 너는 내 언니 였고 내 동생이였고 내 아픈손가락 같은 아이였어 이제는 아프지말고 고민도 하지말고 평안하기만을 기도할께 사랑해 방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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