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한 교회는 상업지역에 봉안당을 설치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일반상업지역에 있는 건물에는 종교단체가 아니면 사설봉안시설 설치가 허용되지 않는다.
전북 익산의 A교회는 2013년 5월 익산시 인화동에 있는 6층짜리 장례식장 건물의 5층에 유골 952구를 안치할 봉안당을 설치하겠다며 익산시에 '종교단체 봉안당 설치신고'를 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목사와 상당수의 신도 등 종교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했고 입주건물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장사시설의 안정성과 영속성을 확신할 수 없다"며 설치 인가를 거부했다.
그러자 A교회는 "담임 목사가 재임하고 교인이 25명이며, 건물 4ㆍ5층에 600평 규모의 교회시설을 보유해 종교단체로서 요건을 갖췄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실제 조사를 벌인 뒤 익산시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 A교회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전주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은택)는 "A교회가 봉안당 설치신고를 접수하기 불과 7개월 전에 설립됐고, 건물 1ㆍ2층에 이미 장례식장이 운영되는 중이었다"며 특히 A교회가 예배ㆍ헌금ㆍ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익산의 어느 노회에도 가입되지 않아 교회의 기본조직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교회가 종교단체의 실체를 갖추지 못한 형식적인 외관상의 교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한 사설봉안시설 설치주체 중 하나인 종교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익산시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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