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공스토리]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병원 사육사 인터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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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281 |
등록 부서 | 경영전략본부 | 등록일 | 2024-11-12 08:44:51.0 |
대한민국 수도 서울,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주요 인프라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다양한 사업만큼이나 다양한 직원들이 한데 어울려 서울 시민의 안전과 일상의 행복을 위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오늘도 서울과 경기도 각지에서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들과의 만남,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시설공단의 인프라를 소개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스토리텔링 코너 <서시공스토리>
오늘 서시공스토리에서 만나게 될 분은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며 동물병원을 관리하는 사육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덧 10월 중순의 서울어린이대공원에는 가을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는데요.
서시공스토리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병원 사육사 인터뷰>
서울어린이대공원은 60여종 600여 마리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사람이 모두 행복한 동물원을 모토로 동물원에서는 다양한 동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며 동물들의 행복과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사육사 박보현 주임님이 근무하고 있는 동물원으로 이른 아침 방문했습니다.
오전 10시에 개장하는 동물원은 아직 이른 시간인 터라 문을 닫았는데요. 어린이대공원 외곽에 따로 위치한 동물병원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밝은 표정의 박보현 주임님(이하 사육사)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오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침 일과는 청소와 함께 시작합니다.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박보현 사육사는 동물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김예원 님과 역할을 나누어 청소를 시작하는데요.
밤새 지저분해진 사육장을 청소하고 동물병원에 입원한 동물들의 식판도 정리해야 합니다.
사육장 안에는 동물병원 최장 입원 중인 사막여우 <여운>이가 힘없이 엎드려 있는데요. 어느새 동물원에서 생활한 지도 12년이나 된 친구입니다. 나이가 많은 <여운>이는 노쇠증상에 따른 보살핌이 필요한데요. 병원에서 빨리 기력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 튈 텐데 조심하세요!”
박보현 사육사님은 동물병원 곳곳을 세찬 물줄기로 구석구석 청소하며 깨끗한 동물병원의 하루를 만들기 위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입원한 동물들의 식판도 깨끗이 닦아주어야 하고요. 식판은 일부러 주방세제를 쓰지 않는다고 하시는군요.
이제 청소를 마쳤으니 입원한 동물들에게 아침밥을 챙겨 줄 시간입니다.
박보현 사육사는 밤새 버려진 분뇨처리와 먹이를 주기 위한 먹이 수령을 위해 먹이 창고가 있는 동물원으로 향하는데요.
동물병원은 동물원 밖에 위치하고 있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동물원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아직 개장 시간 전이라 한적한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하지만 개장을 위해서 아침 시간 사육사들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박보현 사육사를 따라 동물원 안으로 입장합니다.
이 시간은 박보현 사육사에게도 즐거운 시간인데요. 동물원 여러 친구에게 아침 인사를 하는 시간이기도 하거든요.
“둠바랑 움바 안녕, 밤새 잘 잤니?”
동물친구들도 박보현 사육사를 알아보고는 아침 인사를 하는 듯합니다.
먹이 창고 앞에는 동물들의 훈련 일정표도 붙어 있는데요.
동물 먹방이나 긍정강화훈련,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동물들의 동물원 생활에 자극과 활력을 심어주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원 먹이 창고에 도착한 박보현 사육사는 병원 친구들에게 줄 먹이를 직접 고릅니다.
“되게 맛있어 보이죠?”
영양이 필요한 사막여우 여운이를 위해서 고기를 수령하기 위해 맹수 마을에 들러 소고기와 닭고기를 얻어갑니다.
“우리 보현이 잘 부탁드립니다.”
맹수 마을 담당 사육사인 선배 김동옥 과장님과 다정하게 사진 한 컷 남겨봅니다.
동물병원으로 돌아온 박보현 사육사는 배고플 병원 친구들을 위해 장갑을 갈고 아침 식사 준비를 합니다.
또각또각, 총총총 입원한 동물들을 위해 영양소 풍부한 식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식단에 빠지면 아쉬운(?) 밀웜도 몇 마리 준비합니다. 입원 중인 동물 친구들의 아침 식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동물의 종과 현재 상태, 필요한 영양소에 따라 식단은 달라진다고 하는군요.
“맛있게 먹고 빨리 나으렴.”
직접 채소를 들고 먹여주기도 하면서 동물들과 유대감도 가져봅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친 동물병원 친구들에게 동물병원 수의사님에게서 처방받은 약을 먹일 차례입니다. 약을 곱게 빻아서 여운이에게 먹입니다.
12년전, 어린시절 여운이
오랜 입원 생활에 조금 지쳐 보이는 듯한 여운이. 여운이라는 이름은 당시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 출연한 배우 유승호의 ‘여운’이라는 배역에서 이름을 가져와 지어졌다고 합니다.(웃음)
12년 전 처음 동물원 가족이 되었을 때 만나고 촬영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시간이 이렇게 훌쩍 지나 버렸네요.
“사실 동물병원에서는 동물들에게 정을 잘 주지 않으려고 해요. 이렇게 있다가 떠나간 동물들도 많기 때문에... 그럴 때면 아주 힘들거든요. 그래서 정을 잘 주지 않으려 하는데도 그게 마음처럼 잘되지 않더라고요.”
여운이를 꼭 안아주며 말하는 박보현 사육사의 이야기에 동물을 무척 사랑해서 사육사가 되었지만 가까이서 이들의 生과 死를 정면으로 경험해야 하는 동물병원 일이 쉽지 않은 일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시차 출퇴근으로 조금 전 출근하신 하민종 수의사님께서 오늘은 여운이의 초음파 촬영을 준비하시는군요. 초음파 검사에 앞서 혈액샘플로 혈액검사를 병행합니다.
혈액 표본은 혈액검사기를 통해 염증반응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게 되고요.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검사 부위에 적당한 제모를 진행합니다.
꼼꼼히 초음파를 들여다보던 수의사님께서 한 말씀 하십니다.
“여운이 염증이 전보다 많이 줄었는데요.”
간에 염증이 심했던 여운이가 초음파상으로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미소 지으시는 수의사님. 병원 직원분들이 안도해 하는 반응이 들려옵니다.
검사 후에는 기존의 상처 부위를 소독해주고 액상 드레싱으로 마무리를 해줍니다.
동물병원은 쉴 틈이 없습니다. 검사와 치료 후에도 약제 정리와 혈액검사 마무리 등이 계속 이어지는군요.
현미경으로 다른 동물사의 분뇨 체취 샘플을 통해 기생충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도 병행합니다.
기생충 알의 모습을 미세 현미경으로 확인할 수 있네요. 이럴 때는 해당 동물에게 기생충 약을 처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제 동물원 현장에 처방전으로 만들어진 약제를 전달할 시간입니다. 각 동물 마을별로 약제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약제는 해당 동물 마을 사육사에게 전달되게 됩니다.
박보현 사육사가 동물원으로 약제를 전달하러 가기 전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동물병원 식구들과 기념사진 한 컷~!
모두에게 좋은 추억의 사진이 되셨으면 합니다.
마침, 오늘은 동물원의 마스코트인 세로에게 영양제를 처방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저도 함께 박보현 사육사님과 세로가 있는 내실을 방문했습니다. 우선 세로 영양제를 담당 사육사님께 전달해 드립니다. 간식 주는 모습도 지켜보며 상태를 관찰합니다.
한동안 혼자 지내던 세로에게 새 친구가 찾아왔는데요. 바로 청주동물원에서 온 미니말 <향미>입니다.
얼마 전부터 같은 방사장에 합사해 천천히 친해지는 단계인데요. 조금씩 거리를 좁혀 나가며 서로를 탐색하는 모습입니다.
아직은 세로와 향미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 세로가 마음 급히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향미가 여지없이 뒷발차기가 날아와 거리를 유지하는군요. 세로와 향미가 조금씩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여러 사연이 많았던 세로에게도 앞으로 천천히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라며 저희는 오전 동물병원 일과를 마무리하고 오후에 박보현 사육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서울시설공단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왔는데요 오늘의 주인공과 인사를 나눠보겠습니다.”
Q. 간략한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박보현 : 안녕하세요. 저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동물병원 담당 사육사 박보현입니다.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박보현 : 저는 동물병원에 입원한 입원 동물들의 보살핌이나 수의사를 도와 동물원 동물들의 건강검진과 진료 보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동물원 수의사는 아니신 거죠?
박보현 : 저는 사육사입니다. 동물병원 담당 사육사.
Q. 박보현 사육사님은 동물에 대한 관심이 언제부터 생기셨는지 궁금한데요.
박보현 :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대학에서 동물 생명 환경과학과를 전공했고요.
그리고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주슨트인 동물해설가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육사라는 직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Q. 어릴 때 동물에 관한 관심을 가지다가 대학교를 관련 학교로 가셔서 우연히 ‘주슨트’ 공고를 보셔서 거기에서 참가 신청을 하셨다고요.
(※주슨트(Zoocent)는 ‘Zoo’와 ‘Docent’의 합성어로 동물원 전문 해설사를 뜻함)
박보현 : 초창기 주슨트 1기부터 제가 시작한 거예요.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까 동물 관련된 봉사를 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이런 해설가라는 봉사활동이 있어서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동물원에서 봉사하면서 사육사라는 직업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Q. 듣기로는 주슨트 활동도 하셨지만 뉴딜 일자리로 동물원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뉴딜 일자리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보현 : 뉴딜 일자리는 서울시 일자리 정책 중 하나인데요. 청년들이 직업을 갖기 위한 경험이나 기회를 줄 수 있는 일자리의 경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정책입니다.
Q. 뉴딜 일자리에 근무하시면서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보현 : 그때는 제가 열대 동물관 사육사를 지원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열대 동물관 동물사를 청소하거나 사료도 만들고요. 그리고 동물을 위한 행동 풍부화 도구 만드는 일도 했습니다.
Q. 행동 풍부화라는 단어가 약간 생소한데요. 행동 풍부화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박보현 : 좀 쉽게 설명해 드리자면 예를 들어 먹이를 그냥 주는 게 아니고 숨겨서 준다거나 좀 다양한 먹이를 주거나, 은신처를 만들어 준다거나 하는 동물들이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들을 저희가 끌어내 주는 거죠. 그게 동물 행동 풍부화입니다.
갇혀있다 보면 그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그거를 풍부한 여러 행동하게 시켜주면서 스트레스는 감소하고 또 아무 자극이 없으면 너무 무료해지니까 적당한 자극을 주면서 유지를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장난감 같은 거 많이 만들어 줬죠. 사육사가 다 일일이 만들어서 매일 넣어주고 있습니다.
Q. 그럼, 처음에는 주슨트, 그다음에는 뉴딜 일자리를 통해 서울시설공단과 친숙해지셨을 것 같은데 특별히 공단에 입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 있을까요?
박보현 : 일단은 처음 주슨트라는 봉사했을 때부터 동물원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즐겁고 재밌게 일을 하시는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여기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고요. 사실 뉴딜 이전부터 사육사 업무를 해보고 싶었어요. 사육사 정직원 공고가 매년 나오지는 않거든요.
자리가 났을 때만 공고가 나와서 기회가 많지는 않아서 일단 뉴딜 일자리를 뽑았을 때 먼저 경험을 쌓자 해서 지원을 해서 일을 하게 됐고요. 마침, 뉴딜로 일하는 도중에 사육사 공고가 떠서 그때 열심히 준비해서 정직원이 됐습니다.
Q. 입사하셔서 한 가족이 되신 것 축하합니다. 근무하고 계신 동물병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박보현 : 동물병원이 사실 있는지 모르시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예요. 왜냐하면 대공원의 외곽에 있거든요.
그래서 잘 모르시겠지만, 동물원 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Q. 동물병원의 일과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보현 : 일단 제일 먼저 오면 하는 게 입원 동물들 건강 체크고요. 이상이 있으면 바로 수의사에게 연락드려서 알려드리고 이상이 없으면 일상적인 청소랑 사료주기, 그리고 진료가 있으면 진료 보조하러 가고요.
근데 동물 진료가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다 보니까 진료 스케줄에 따라서 조금 변동이 되는 거죠.
Q.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박보현 : 네, 아주 큰 이슈가 있었죠. 제가 입사한 지 한 1년 정도 됐을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 얼룩말 세로가 탈출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실 거로 생각하는데 동물 탈출이라는 게 사실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근데 저는 처음에 얼룩말이 탈출했다는 무전을 듣고 훈련 상황인 줄 알았어요. 저희가 동물 탈출을 대비해서 모의훈련을 분기마다 하거든요.
근데 얼마 전에 분명히 훈련했는데 또 하는 건가? 순간 진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일단 그런 무전을 들었으니까 뛰쳐나갔죠. 그런데 이게 실제 상황인 거예요.
그래서 저는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동물을 잡으려면 일단 마취도 준비해야 하고 이것저것 챙길 게 너무 많아서 그때 엄청나게 뛰어다녔어요. 병원이랑 현장이랑 왔다 갔다 하면서 물건 조달하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 일어난 일이어서 정말 정신없고 매우 큰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세로 탈출 사건이 큰 화제가 되었었죠. 세로는 잘 지내고 있는 거죠? 새로 친구도 생긴 것 같던데.
박보현 : 향미라는 친구가 세로의 친구로 대공원에 얼마 전에 왔는데요. 일단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차근차근 거리도 좁혀가고 서로 외로움도 달래면서 천천히 방사장에서 만나게도 하면서 말이지요.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세로에게도 좋은 친구가 생겼으니 다행인 것 같아요.
Q. 여기 동물원에서 최고 애착 동물이 있다면 뽑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박보현 : 너무 어려워요.
동물병원은 동물들이 입원하고 퇴원하고 하다 보니까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거든요. 근데 그중에서 지금 병원에서 쭉 생활하는 동물이 있어요.
제가 병원 처음에 왔을 때부터 두 마리가 처음부터 쭉 지금까지 계속 있는 동물들인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여운이’ 사막여우 친구랑 그리고 검은등자칼 ‘용미’ 라는 친구가 있어요. 두 친구가 처음부터 계속 병원에서 같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애착이 가죠.
Q. 이건 돌발 질문인데 혹시 반려묘나 반려견 키우십니까?
박보현 : 키웠었어요. 반려견을 키웠는데 지금 하늘나라 간지 거의 4년이 됐습니다.
곧 기일이에요. 매년 찾아가고 있는데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키웠던 반려견이라서 완전 가족이었거든요. 사육사가 되기 까기 그 친구의 영향도 매우 컸죠. 제가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돼서 키웠지만 더 좋아하게 된 그런 이유죠.
Q. 저도 반려견을 키우다가 떠나보낸 기억이 납니다. 이제 그 친구를 보내고 나니까 무서워서 다른 친구를 못 데려오겠더라고요.
박보현 : 이제는 한번 키워봤으니까 더 잘 키워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 그런 것도 생기고 엄청 잘 키워줄 거 아니면 지금 데려오면 다 해줄 수가 없으니까,
제가 여유가 있을 때 키우자 이렇게 생각해서 아직 다른 동물을 키우지는 않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키우는 친구들이 여기 있기 때문에... (웃음)
Q. 동물원에서 느끼시는 애환이나 힘든 점은 없으실까요?
박보현 : 저는 특히 동물병원이다 보니까 아프거나 죽는 동물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애환은 동물, 정든 동물들이 떠났을 때 그럴 때 좀 많이 슬픕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정을 일부러 안 주려고 해요. 퇴원하거나, 아파서 하늘나라 가거나 할 친구들이니까 조금 정은 주지 말자, 떠나보낼 때 너무 마음이 아프니까 근데 이게 마음처럼 안 돼서... 이미 정이 들어있거든요. 그걸 나중에 떠나고 나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그 반면에 만약에 상태가 안 좋았던 친구가 와서 건강을 회복하거나 차도가 있으면 그런 모습을 보면 또 그만큼 기쁘기도 해요. 그래서 더 잘 돌봐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들어요.
처음, 병원에 근무하면서 출근할 때마다 ‘동물들이 잘 있을까?’ 그런 두려움이 있었어요. 아침에 출근했는데 잘못되어 있으면 어떡하지? 그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여운이... 치료 시술 같은 거 하는 거 잠깐 봤는데 벌써 정이 들었는지 걱정이 되네요.
박보현 : 딱 봐도 많이 늙고 상태가 안 좋은 친구잖아요? 아침에 상태 확인하러 들어올 때마다 제일 조마조마해요. 잘 있겠지? 하고 말이죠.
Q. 그러면 감성적인 이야기에서 이성적인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면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 동물원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보현 : 일단 지금 동물원이 나가야 할 방향은 동물복지를 최대한 실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생각만이 아니라 지금 동물원에서 일하는 모든 분이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아까 말씀드렸던 동물 행동풍부화나 긍정 강화 훈련, 이런 것들을 통해서 동물들의 삶의 질을 계속 좋게 향상하려고 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그뿐만 아니라 사육사들의 노력을 시민들과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동물원 하면 사실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동물원 동물들 불쌍해’ 생각하시고 ‘동물원 별로 안 가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근데 그분들도 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은 동물원에서 동물들에게 어떤 걸 해주는지 모르니까 조금 안 좋게만 바라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동물들을 위해서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 라는 것을 많이 알려드려서 같이 응원도 해주시고 동물원이 이런 역할도 하는구나,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것도 알려주고 종을 보전하는 역할도 하면서 동물이 잘 살 수 있게 이런 것들을 많이 제공해 주고 있구나 라는 것을 열심히 알려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홍보실에서 와주셔서 인터뷰해 주시니 저희도 무척 감사해요.
Q. 저희가 노력하고 있어도 동물원에 대한 선입견이 늘 있잖아요. 동물원에서 공연 같은 걸 시키기 위해서 잡아 두는 거 아니냐, 하지만 예전과 달리 엄청나게 많이 바뀐 것 같은데요.
박보현 : 그렇죠. 일단 먹이 주기 체험이나 만져보기, 이런 거 동물들한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그런 체험들은 다 사라졌고 교육적인 면으로만 동물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없어져서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동물을 대하는 자세와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Q.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동물원에서 근무하시면서 목표나 개인적인 성장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지 궁금한데요.
박보현 : 제가 입사한 지 곧 3년이 되는데 아직은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입사해서 바로 동물병원에서만 근무했으니까 현장경험이 좀 부족해서 다른 다양한 현장 동물들도 경험해 보고 싶고 전문성을 좀 더 키우고 싶습니다.
Q. 내가 맡으면 이 동물 보살핌만큼은 자신 있다, 아니면 이 동물을 한번 만나서 제가 한번 같이 성장하고 싶다는 친구 있을까요?
박보현 : 어렵네요. 지금 일단은 동물병원에서 동물들 훈련도 조금씩 하고 있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용미, 그 자칼 친구 훈련을 매일 하고 있는데 하면서도 제가 잘하고 있는지 사실 의문이 들 때가 많아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그래서 밖에서 훈련하고 있는 다른 동물들, 예를 들면 바다 동물관에 있는 동물들을 훈련해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병원에 있는 친구는 사실 훈련하기에는 좀 어려운 친구거든요.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는 먹이도 아예 먹지 않는 그런 친구여서 훈련이 어려운데
내 담당 동물을 훈련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물범이 귀여워요. 너무 귀여워요. (웃음)
Q. 동물사육사를 꿈꾸시는 예비 사육사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박보현 : 일단 경험할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고요. 제가 입사하고 나서 느낀 게 자기 계발을 멈추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상적 업무, 매일 하는 청소, 사료주기 등 똑같은 것만 하다 보면 정체된 느낌을 받거든요. 제 스스로 좀 더 공부를 계속한다거나 지금 자격증 시험도 계속 준비하고 있거든요. 저는 이미 입사해서 정직원이 됐기 때문에 스펙 쌓기 자격증을 따거나 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근데 새로운 공부를 하면서 지식을 얻고 그동안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하면서 계속 저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꾸준히 무언가라도 배워나가다 보면 본인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준비하시는 시험은 어떤 분야인가요?
박보현 : 생물분류기사라고, 동물종을 구분할 수 있는 자격이에요. 동물들을 보면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알고 보니 다른 애들이구나, 얘는 이런 애들이었고. 그런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아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동물원에 찾아오시는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박보현 : 동물원에 오셔서 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고요.
방문하셨을 때 그냥 보고 지나가시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방문하시기 전에 홈페이지 같은 것을 참고하셔서 오시면 동물 관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물원 오셔서 저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 가져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고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Q. 오늘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같은 거 있으실까요?
박보현 : 지금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뉴딜 사육사 예원이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정말 정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는 친구예요.
함께 있으면서 정말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덩달아 저도 더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거든요.
그런 열정 있는 친구가 꼭 입사해서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잘 되길 응원합니다. 예원님 파이팅!
오늘 서시공스토리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박보현 사육사님과의 알찬 동행이었습니다. 동물병원은 어린이대공원 구석에 있지만 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곳인데요.
평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있음에 또 한 번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동물을 사랑하는 박보현 사육사님이 더 보람 있게 근무할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또한 동물병원, 그리고 동물원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동물원 직원 여러분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서시공스토리는 앞으로도 공단의 다양한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며 연결과 소통을 통해 시민들에게 서울시설공단의 일상을 나누어 가겠습니다.
다음 호에서도 더 반가운 만남과 이야깃거리로 찾아뵙겠습니다.
글,사진 = 최우영 인터뷰 = 최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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