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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중진담] 24시간이 모자라~ 어린이대공원 동물학교 김지원 사육사의 하루!
작성자 서울이야기꾼 조회수 6680
등록 부서 홍보마케팅실
등록일 2015/07/30 12:28

녹음이 푸르른 공원과 식물원, 그리고 동물원이 있는 곳. 사람들에게는 가족 나들이, 데이트 등 흐뭇한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는 곳, 서울어린이대공원.

많은 이들의 추억 속 한 켠을 차지하는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 특히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부러운 대상이 있으니, 바로 동물원 사육사가 그들이다.

TV 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동물원 사육사의 모습은 귀여운 동물이 마치 아이처럼 살갑게 따르는 동화 속 풍경같이 그려지지만, 과연 현실도 그럴까?

 

이번 차중진담에서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 김지원 사육사와의 만남을 통해 동물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동물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동물원 사람들의 민낯을 마주하고자 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전경사진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어릴 때 집이 시골이라서 강아지, 닭 등을 가깝게 키우며 자랐어요. 그래서인지 동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고,

동물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릴 때부터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꿈꿨어요. 그래서 대학 역시 동물생산환경학과로 진학했어요.”

 

 김지원 사육사 모습

 

어린 시절부터 사육사의 꿈을 키워왔다는 김지원 사육사.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을 어른이 되어서 이루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점에서 김지원 사육사는 행운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까지 그녀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대학교 때 목장, 농장, 사료회사 등에서 아르바이트, 실습을 하면서도 저는 여전히 사육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육사는 채용이 잦은 분야가 아니라 그저 꿈만 꾸고 있었죠. 그러던 2012년 운명적으로 서울어린이대공원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마치 기적처럼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하게 되었어요. 

“입사 초기에는 물새, 들새 관리를 맡았고, 동물병원 입원 동물 관리 담당을 거쳐 현재는 동물학교 선생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동물학교 수업에 참관한 어린 학생들이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말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제 어린 시절이 떠올라요.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데 제가 일조한다고 생각되니 더욱 보람이 크죠.”

 

 

“동물학교의 수업 참여자와 동물 모두 건강하게! 손 씻기!”

 

 

서울어린이대공원은 109종, 3,500마리의 동물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생명과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동물 체험, 중고생을 위한 사육사 직업 체험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 동물학교는 상시로 운영되며, 학기 중에는 총 4종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학기와 방학에 따라 별도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진행된다.

이렇듯 적극적인 운영 덕에 작년 어린이 동물학교에 참여한 학생들만 무려 9,746명이다. 하지만 이렇게 참여 학생이 많아질수록 동물과 수업 참여자 사이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하는 동물학교 사육사들에게는 그 책임과 역할이 더욱 막중해진다.

 

동물학교 수업 모습

 

“다른 사육사들은 동물과의 교감이 주된 업무라면, 저는 일반 시민과 직접 만나는 업무라는 점에서 특별한 점이 있어요. 다른 사육장과 달리 저희는 일반 시민과 직접 대면한다는 점에서 동물뿐만 아니라 시민 편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동물과 수업 참여자의 중간자적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죠. 동물학교에서 체험할 수 있는 동물은 대부분 온순한 편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야생동물은 언제 어떻게 돌변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동물을 다루는 데 미숙한 어린 친구들이 의도치 않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동물들은 발톱으로 긁는 등 가벼운 상처를 낼 수도 있거든요. 이런 점 때문에 수업 참여자에게도 동물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고심하고 있어요. 그런 반면 야생동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워낙 적다 보니 간혹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나서서 동물을 직접 만져보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럴 때 저희는 학부모님과 수업 참여 학생들에게 기분 상하지 않는 선에서 차근히 설명을 드리려고 하지만 다수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런 부분을 상세히 조율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에요.

이 자리를 빌어서 만약 앞으로 야생동물 체험 수업에 참여하시게 된다면, 안전 수칙을 잘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참가자는 물론 동물의 안전을 위해서 프로그램 전, 후로 손 씻기를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동물학교를 통해 동물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동물학교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동물과 직접 교감을 나누는 동물 체험은 물론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사랑교실, 중고생을 위한 사육사 직업 체험 등 나이별, 주제별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전체 프로그램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바는 단순히 야생동물을 소개하고 직접 만나기보다는 동물을 통해 자연 생태계에서 이해하고,그 소중함을 일깨우는 방향, 즉 동물이 매개가 되는 방식, 더불어 동물 복지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 경우에는 삶의 중심의 많은 부분을 동물과 함께 하고, 또 그들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해요. 동물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관찰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죠. 동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만지고 안아주는 건 오히려 동물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맛있는 먹이를 하나 더 챙겨주거나 좋아하는 것을 찾아 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 제가 동물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동물병원의 동물들은 좁은 공간에 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료하지 않도록 풀을 넣어주면 집을 짓는 행동을 하면서 그들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이렇듯 관심을 가지면 별 거 아닌 작은 방법으로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요. 그래서 평소에 해외 사이트 등 외국의 좋은 선례를 찾아보며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동물복지팀의 젊은 직원들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함께 서로가 아는 것을 공유하고 고민하기도 해요.

 

저희의 고민은 동물학교를 통해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저 역시 어렸을 때는 동물을 직접 보고 만지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동물을 가까이서 접하는 것도 어린 친구들에게 큰 경험과 도움이 되겠지만, 이제는 동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하고, 그렇게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저희 동물학교 프로그램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들 노력하고 있어요.”

 

 

김지원 사육사의 하루 시간표 

 

 

 

“사육사의 삶, 24시간이 모자라~~”

 

 

TV프로그램을 보면 사육사와 야생동물이 한 없이 친하고 마치 절 알아볼 것 같단 기대가 들지만, 사실 야생동물은 저를 알아보거나 살갑게 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동물은 예민한 존재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죠.

주말을 포함해 주 5일 근무제이지만, 동물원은 동물이 살아가는 집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1년 365일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어요. 야간에는 당직자가 당연히 순찰을 돌고요. 동물원은 기본적으로 2명의 사육사들이 대직관계로 총 9개의 사육장을 관리해요. 맹수나 코끼리를 관리하는 사육장은 인원이 더 많이 배치되고, 동물학교는 3명의 선생님이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의 하루 일과는 9시 출근해서 10시 반부터 시작하는 오전 수업 전에 동물들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고, 동물사 청소를 하고요, 동물학교 수업 준비를 해요. 그리고 12시까지 오전 수업을 끝내고, 점심 식사 후 다시 오후 수업을 시작해요. 그리고 짬짬이 동물 먹이 준비나 다음날 수업 준비, 그리고 기념품이나 수료증을 챙기는 일, 예약 관리 및 시민 응대 등 수업 외적인 부분을 챙기고 준비해요“

 

 

이제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생생한 추억과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김지원 사육사를 비롯 어린이대공원 동물학교 선생님의 고심이 깊어지고 시계추가 빠르게 돌아가는 시기가 왔다.

모든 직업인에게는 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지만, 특히 동물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사육사의 세계는 바깥세상과 다른 점이 많다라는 생각이 든다.

동물 복지에 눈 뜨기 시작한 우리 사회 역시 동물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현존하고 있는 시스템 내에서 동물원의 향후 미래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다. 동물원의 동물을 통해서 단순히 동물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 앞으로 두 개체가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고, 서로를 상생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동물원에서 하루의 2/3을 보내는 그들이 현재 걸어가고 있는 길이다.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알리고, 이를 통해 우리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 8월 뜨거운 햇살만큼 반짝거린다.

 

 

차중진담은 차를 마시는 중에 나오는 진심 담긴 담소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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